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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1-09 10:23
뇌과학과 기독교적 인간이해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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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과학적 도전에 신선한 인간이해의 틀 제시해야”


이대웅 기자     


과신대 제2회 포럼 ‘뇌과학과 기독교적 인간 이해’



'과학과 신학의 대화'(과신대) 제2회 서울 포럼 '뇌과학과 기독교적 인간 이해: 21세기에 기독교는 영혼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7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 의대 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뇌과학자 허균 교수(아주대)가 '그리스도인에게 신경과학은 무엇인가?', 김기현 박사(로고스서원 대표)가 '인간은 영혼인가?', 김남호 교수(울산대)가 '실체 이원적 인간론 비판과 그 대안'을 각각 발표했다. 이날 포럼에는 2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앞서 3일 부산에서 열린 포럼에서도 100여 명이 자리했었다.


◈뇌과학의 뚜렷한 성과와 '한계질문'


허균 교수는 "신경과학은 인간의 마음을 '뇌'라는 생체조직에서 비롯되는 생물학적 현상으로 설명하려 한다"며 "일상적 경험세계에서 정신은 육체와 구분되어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발생하는 독특한 속성과 존재양식을 갖는 실체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뇌라는 물리적 실체의 작동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허 교수는 "이는 종교적 체험도 예외가 될 수 없어서, 뇌과학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종교체험을 가능케 하는 회로와 중추가 있고 그 작동으로 인해 신비와 초월의 체험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이론들을 근거로 할 때 감각과 사고, 감정과 기억 같은 다양한 인간의 정신활동은 신경세포로 구성된 거대한 회로망에 각기 다른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특유의 전기적 활동상태가 시간과 공간에서 펼쳐지는 물리화학적 현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0년대 들면서 종래 뇌세포와 뇌조직 구성에 관한 생물학을 중심으로 진행되던 신경과학은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이라는 새로운 분야와 연결돼 '인지신경과학'이 등장하는 획기적 전기를 맞이한다"며 "인지과학은 인간의 마음을 뇌에서 이뤄지는 정보처리과정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신경과학이 뇌의 구조와 전기화학적 특성 즉 인간의 마음을 창출하는 컴퓨터의 하드웨어 쪽을 연구한다면, 인지과학은 인간의 정신활동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기능적으로 서술하고 분류하여 '마음'을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보고 연구하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허 교수는 "결과적으로 뇌과학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을 관찰하고 기술하는 범주를 벗어나 인간 본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인간의 가치체계를 규정하는 규범적 학문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며 "인간 본성에 대한 뇌과학의 주장들은 우리의 전통적인 인간 이해와 기독교 신앙에 심각한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간의 영혼과 자아, 자유의지, 윤리와 가치 등의 개념이 모두 실체가 아닌 환상적 부산물이고, 인간의 진정한 실체는 무의식 깊숙한 곳에서 뇌에 의해 작동되는 불확실성의 정보처리 기계라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기독교적 인간관에 의하면 인간은 단순히 물질의 작용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있는 존재요, 비록 속박돼 있고 타락했지만 기계적으로만 움직이는 게가 아니라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고 결단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며, 하나님의 구원 섭리를 통해 세상의 물질적 존재를 뛰어넘어 온전한 실재로 회복될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허균 교수는 "뇌과학은 그동안의 엄청난 과학적·기술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풀지 못하는 한계 질문에 부딪히고 있는데, 곧 나 혼자만 느낄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이고 주관적이면서도, 내게는 너무나 분명해 부정할 수 없는 현상으로 삶의 가장 기본적 요소인 '의식(consciousness)' 또는 '자의식(self-consciousness)'의 문제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뇌과학의 이 한계 질문들은 인간 존재가 결코 생물학적 수준에서 종결될 수 없고, 뇌과학의 폐쇄적 지평이 확장되지 않고는 인간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답변이 얻어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논의를 정리하면서 그는 "뇌과학의 도전을 평가할 때 과학적 성과들을 부정하거나 일방적으로 무시해선 안 되지만, 뇌과학을 포함한 현대과학은 근본적으로 연구대상과 방법론에 따라 매우 작은 한 부분을 분절적으로 기술하면서 세계에 대한 하나의 해석을 확대하려는 편향적 경향, 즉 자연주의(Naturalism), 물리주의(Phyicalism), 환원주의(Reductionism)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며 "기독교 역시 과학적 도전들에 대해 개방된 자세로 과학의 한계를 넘어 과학적 결과들을 통괄할 수 있는 총체적 인간이해의 틀을 신선하게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덧붙여 "그동안 교회가 물질적 영역과 영적 영역, 세속적 영역과 종교적 영역 또는 과학적 영역과 신학적 영역으로 나뉘어진 이분법적 세계관에 머물러 있는 동안, 바깥 세계에서는 소리 없는 엄청난 혁명과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며 "SNS,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와 가상현실(VR) 등이 우리 삶의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꿨고, 알파고를 집단적으로 목격하면서 인공지능의 진화를 두려워하는 이 시대에, 참된 진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기독교 지식인들의 각성과 소명이 요구된다"고 했다.


◈성서의 인간이해... 분리되지 않은 영혼과 육신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콘텍스트를 토대로 신학적 입장에서 영혼과 이원론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 김기현 박사는 "현대 과학의 발달을 성경의 자구 몇 개로 깡그리 밀어내는 것은 전혀 기독교답지 못하다"며 "과학의 성과를 진지하게 숙고하는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이전에 우리가 읽어내지 못했던 성서의 진리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것은 몸으로서의 인간의 재확언이고, 다른 한편으로 기독교 고유의 목소리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과학의 한계와 문제를 지적하는 발언권도 얻을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구약(네페쉬)과 신약(소마)의 인간이해를 검토하면서 "히브리인들(구약)은 처음부터 인간이 물질적 존재 자체라는 사실을 어떤 채색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네페쉬인 인간은 흙으로 만들어지고 땅에 속한다"며 "신약의 인간도 구약과 마찬가지로 물질적 존재이면서 타인과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 '소마'로서의 인간은 이원론적 존재가 아니고, 인간을 이원론적으로 분리하거나 뇌로 환원하는 것은 인간의 전인적 측면을 간과한 것이거니와 인간의 고유한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몸을 '감옥'으로 여겼던 소크라테스(희랍 철학)와 달리, 예수와 성서에서 몸은 하나님의 성전(고전 3:16)이다. 인간은 비가시적 하나님을 가시화하는 유형물질적 형상이고 ,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바람 같은 하나님의 영이 거처하는 거주지인 성전"이라며 "몸을 떠난 앎도, 삶도, 신앙도 없다. 몸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몸이 되는 것이 해방"이라고 주장했다.


'남겨진 과제들'에 대해 김기현 박사는 "인간을 전일적인 몸으로 이해하는 구약과 신약의 일관된 해석이 최종 완결된 것은 아니다. 거칠게 구분한다면 성서는 일원론인 반면 역사는 이원론에 기우는데, 이 어긋남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해명하는 역사적 연구가 잇따라야 하겠다"며 "인간이 몸이라면 죽은 다음의 인간과 죽은 상태의 영혼에 대해 설명해야 하고, 하나님과, 그리고 다른 몸과 관계를 맺는 인간의 마음과 책임은 어디서 오는지, 인간의 자유의지와 뇌의 관계는 무엇인지, 인공지능과 복제인간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탐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 김남호 교수가 '부활'을 매개로 서구의 실체 이원론을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구성 관점(constitution view)'을 소개했다. 발표 후에는 우종학 교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를 좌장으로 발제자 3인과 반성수 부원장(신경외과 의사) 등 4인이 함께하는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과학과 신학의 대화(과·신·대)' 그룹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연구하는 기독인 과학자들과 하나님의 특별계시인 성경을 연구하는 신학자·목회자들, 그리고 다양한 전공자들이 함께하는 모임으로, 매년 1-2회 포럼을 개최해 과학과 신학 간의 대화를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