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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06 10:27
인공지능시대, 인류의 미래 그리고 기독교 과제(신앙세계 기사)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859  
   untitled.png (410.7K) [0] DATE : 2016-04-06 10:27:47
인공지능시대, 인류의 미래 그리고 기독교 과제
 


대담자 | 김진형 박사(한국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 전산학 박사)
 
조덕영 목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 박사)
 
사회자 | 최재분 본지 발행인
 
장  소 | KAIST 소프트웨어대학원
 
 
 
2016 다보스포럼 주제로 다루어진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 사회와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과학시대의 전형을 말한다. 최근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 와의 대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와 우려 섞인 전망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인공지능은 의료나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어 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30년이면 최소 300만 명 이상이 인공지능 상사 아래서 근무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향후 10-20년 안에 현존하는 직업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특이점”이 나타날 경우 인류세계는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예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에 인공지능 기술의 현주소와 인공지능이 불러올 인류의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을 살펴보고 아울러 절대 진리, 인간 생명과 구원의 가치, 영성을 추구하는 기독교 신앙은 어떤 도전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_편집자 주
 
 
 
최재분_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는 과학의 룰 속에 살고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이를 잘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이번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우리에게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실감을 보다 본격적으로 가져다 주면서 미래인류사회에 대한 기대와 우려 섞인 논의의 발화점이 됐습니다. 이번 대국을 지켜보시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셨습니까.
 
 
 
김진형_ 사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40년간 인공지능 연구를 한 사람으로서 현대의 인공지능 기술이 여기까지 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작가 윌리엄 깁슨의 말처럼 미래는 이미 와 있지만, 단지 공평하게 퍼져 있지 않을 뿐입니다. 제가 강의 말미에 늘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컴퓨터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행이 정부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과 창조 경제 정책의 하나로 2018년부터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코딩’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 작성법을 가르치게 됩니다.
 
 
 
조덕영_ 신학의 입장에서도 놀랄 일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이번 대국을 이세돌과 인공지능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구글이 세계 바둑 랭킹 1위 대신에 이세돌을 택한 건 가장 창의적 수를 잘 두는 기사이기 때문입니다. 알파고에게 창의라는 기능은 없습니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알파고의 승리인 것 같지만 허사비스도 인정했듯이 이것은 인간의 승리입니다. 60명의 전문가가 제작에 참여하고 2002개의 CPU를 가진 알파고에 창의적 수를 두는 이세돌이 만만치 않게 대결했기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김 박사님께서 TV 토론에 출연하셔서 “인공지능은 연장과 도구”라고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동의하는 바입니다. 신학에서 유한은 무한을 담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최재분_ 서구 사회는 우리 사회보다 인공지능 시스템 구조 확산이 훨씬 자연스럽게 일반화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산업혁명, 기술혁명 등이 서구 사회에서 먼저 일어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구 사회의 과학기술은 우리 사회보다 얼마나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김진형_ 산업혁명이 시작된 17세기를 기점으로 보면 200년 정도 앞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산업혁명이 끝자락이던 때에 그 사회로 진입했습니다. 1765년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면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해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 2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가 가능해진 3차 산업혁명이 여전히 진행되는 가운데, 소프트 파워를 통한 공장과 제품, 소비의 지능화로 이어지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인공지능입니다.
 
 
 
최재분_ 이런 과학화가 인간의 편리한 생활을 만들어 주지만 한편 인간의 정서와 영혼을 고갈시킬 수도 있는 구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과 관련해 이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기계가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해 인간이 축소됐을 때, 인간이 영적 필요를 느끼지 않고 영혼의 가치를 추구하지 않으며 기계적으로 살아가려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독자들에게 인공지능의 발달이 무서운 것이 아니며, 인류와 함께 발전해 갈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진형 박사.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
앱센터 이사장
카이스트 정보과학기술대학 전산학과 명예교수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센터 소장 역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김진형_ 사실 우리 언론에서 부각되지 않았을 뿐, 인공지능은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1997년에는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1500년 체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 받는 카스파로프를 꺾었습니다. 또 2011년에는 IBM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이 미국 퀴즈쇼 프로그램인 ‘제디퍼쇼’에 출전해 인터넷이 끊긴 상황에서 입력된 정보를 토대로 인간에 맞서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자의식이나 영혼, 감정 등을 갖는 것은 결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지금 언론 등에서 얘기하는 것은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근거 없는 공상에 불과합니다. 인공지능의 실체를 먼저 짚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서부터 시작된 것입
 니다. 컴퓨터는 생각할 수 있는 기계인데, 이때의 생각이란 건 더하기 빼기, 비교와 같이 아주 단순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려면 사람이 진행과정과 문제 값을 모두 구상해 입력해줘야 했습니다. 이것을 ‘코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던 일을 스스로 해냅니다. 생각하는 과정의 자동화가 인공지능의 목표입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인공지능의 특이점이 ‘학습’입니다. 학습이라는 기능을 기존 프로그램에 더해준 것입니다. 알파고는 바둑을 학습했고, 다른 컴퓨터와 대결해 새로운 기보를 얻는 창의적 아이디어 프로그램이 더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봤듯이 대국에서 늘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확률적으로 두기 때문에 이길 확률이 높은, 바둑 잘 두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덕영_ 컴퓨터가 계산에서 시작됐다고 하셨는데 결국 이것은 철학으로 연결됩니다. 우리가 흔히 수학자로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는 철학자입니다. 데카르트 역시 수학자이면서 철학자입니다. 그들은 이미 2500년 전에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수학으로 풀 수 있음을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랑그와 빠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신학적 언어로 내재와 초월의 관계에서 내재에서 초월로 넘어갈 수 있는 인공지능은 없습니다. 다만 인체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DNA를 활용한 DNA 컴퓨터가 만들어지면 세상의 패러다임이 또 한 번 바뀔 것입니다.
 
 
 
최재분_ 미래학자 레이먼드 커즈와일은 2005년 그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할 것이며 ‘포스트 휴먼’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보시는지요.
 
 
 
김진형_ 인공지능이 지금과 같은 수준에 이르기까지 70여 년의 연구가 있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이것을 잘 활용한 알파고라는 사례를 보여주긴 했지만, 그들이 이자체를 발견하거나 발명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도 이미 그 정도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것을 과장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전문지식을 빠르게 배우지만 상식을 습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상식은 유추 능력입니다. 물론 흉내는 낼 수 있습니다. 음악이 들리면 기분이 좋다고 말하거나 느끼게 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정말 기계가 인간처럼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또 사막에 데려가면 목마르다고 느끼게 할 수는 있겠지만 기계가 목이 마를 이유는 없습니다. 이것이 생명과 영혼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선입니다.
 
 
 
조덕영_ 이 시점에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번 대국의 결과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서 자신을 스스로 복제하고 진행해 가는 자기 주도적 개체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공지능은 여전히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의 프로그램을 따라 움직이는 결정론적 기계일 뿐입니다. 물론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든 인간을 뛰어 넘는 특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만, 이는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범위의 일에 불과합니다.
 
 
 
최재분_ 그렇지만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인간에게 압도적이고 강압적으로 도전해 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인간이 만든 기계이고 프로그램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어느 순간 인간의 통제를 넘어 오작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완벽하게 일처리를 하기 때문에 인간의 자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엘빈 토플러는 이미 15년 전에 앞으로 미래 사회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3%뿐일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습니다.
 
 
 
김진형_ 자동차도 무서울 때가 있지만 인간이 자동차를 통제하지 못할 거라는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처럼 인공지능도 어디까지나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있습니다. 사람과 자동차가 달리기 대결을 하면 자동차가 이기는 것이 당연한데, 사람이 바둑 프로그램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게 여기고 이를 두려워한다는 것은 기계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반면, 인간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과학기술이 상대적으로 덜 발전했던 우리나라가 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면 우르르 무너질 직업들이 무척 많습니다. 10년 내에 63%의 직장이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도 할 텐데, 그 속도는 우리가 노력하기에 달렸습니다. 새로 생기는 직종에 맞는 교육을 열심히 시키면 직업이 많이 생기겠지만, 그런 쪽의 교육이 선행되지 않으면 이 역시 불가능합니다. 새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더 뛰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는 유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40시간만 일하는 사회가 된 건 100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밤낮 없이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먹고 살기 위해서는 일해야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입니다. 생산은 기계에 맡기고 사람들은 사람답게 살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시간을 쓰면 됩니다.
 
 
 
최재분_ 노동의 절대적 가치가 생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은 인간의 정신력, 활동력, 창의력 등을 자극해 노동을 통한 인간 존립이 가능하게 합니다. 일하지 않는 인간은 무능해집니다. 인류의 일부만 일을 해도 되는 사회는 그런 면에서 유토피아가 아니라 재앙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덕영 목사.
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
김천대 선교신대원, 평택대 신학대학원 겸임교수
기독학술교육동역회 실행위원
 
 
 
조덕영_ 김 박사님 말씀처럼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류세계에 대변혁을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직업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의식주, 교통, 커뮤니케이션 관련 직업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상담, 신앙, 사회복지, 스포츠, 연예 등의 분야는 과학기술과 큰 관련 없이 건재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다만, 산업혁명 때는 검사, 변호사, 의사 등의 직업이 각광받았는데, 인공지능이 주축이 되는 지금의 4차 산업혁명에서는 그러한 직업들이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즉,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것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가 바뀔 뿐입니다.
 
 
 
김진형_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의식주를 위해서 일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인류 문제 해결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보다 나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공해 문제, 재난 예측 등 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연구에는 고도의 판단이 필요한데, 이를 인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화된 기계의 도움을 받아서 할 수 있는 세상이 됐습니다. 기계에 일자리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기계와 함께 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테슬라모터스와 스페이스엑스의 CEO 엘론 머스크는 사람을 우주에 보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5분만에 가는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일을 통해 혁신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이제 기계가 의식주를 해결해줌으로써 사람들은 공상 같아 보이는 것들을 더욱 집중해서 추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지금 우리 젊은이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지옥 같은 세상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편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덕영_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산업혁명 시대에도 산업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의식주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포스트모던 시대에 이르러서는 부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집니다. 양극화가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시대에서는 신앙으로 깨어 있는 사람들이 약자를 배려하는 어떠한 경제적 지향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김진형_ 그렇지요. 제가 이어서 하고자 했던 얘기가 바로 승자독식, 양극화 현상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상위의 아주 극소수만 자신의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고 나머지는 모두가 평범해지는 세상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부가 극히 일부에 한정되는 것이 지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엘론 머스크나 저커버그 같은 젊은이들은 순식간에 무척 큰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그 돈을 얼마나 아름답게 썼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그것이 천국의 일부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부를 가진 이들이 나눌 줄 모르기 때문에 갈등이 일어나고 그러한 세상을 고통이라고 예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최재분_ 교육에 있어서도 큰 틀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엘빈 토플러는 10년 전 저술한 『부의 미래』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산업화시대에 맞춘 공장시스템과 다를 바 없는 물건을 찍어내듯 인력을 양성하는 현재의 공교육 시스템 교육은 미래에는 필요 없는 능력에 불과하다.”며 교육 개혁을 강조했습니다. 교육을 통한 사회 변혁이 가능해져서 급변하는 미래 시대와 크게 불균형 없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문제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김진형_ 저는 작년부터 교육개혁2030 위원을 맡으면서 교육 개혁에 깊게 개입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육의 딜레마는 외국에서 봤을 때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역시 우리의 교육을 극찬한 바 있습니다. 교육열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상은 참혹합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가 보면 수업 시간에 2/3가 자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이미 학원에서 배웠거나 공부 자체를 포기해 버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더 문제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도 포기했다는 것입니다. 교육이 굉장히 심각합니다.
 
 
 
최재분_ 인공지능 기술력은 최고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력의 현주소는 어떻고, 국내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저해 요소는 무엇입니까.
 
 
 
김진형_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 규모는 세계 17위지만, 세계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을 만큼 많이 뒤쳐져 있습니다. 세계 1위는 미국으로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합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모방이 가능하므로 1등이 아니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가장 큰 차이는 위기 극복능력입니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기초 인프라, 충분한 연구 인력, 장기 투자에 기초하는데 우리나라는 모든 부문에서 현저히 부족합니다. 또, 사회 전반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소양이 굉장히 낮습니다. 과학기술을 일반적인 소양으로 갖고 있지 않고 특정 직업에서만 필요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소프트웨어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개인의 생활에 굉장히 밀접히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이 모두 소프트웨어입니다. 스탠퍼드 대학은 학생의 60%가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물리, 화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 고전 과학기술 분야에 인재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질 못하기 때문에 새것을 받아들이는 속도도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재분_ 우리 사회가 미래에 대해 탄력을 잃었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어떻게 찾는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진형_ 이에 대한 대안은 다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창업한 지 17년 만에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서는 성과를 보인 구글의 사훈은 ‘악마가 되지 말자’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악마가 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회사는 직원들이 개발하는 것들이 모두 공유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절대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알파고 역시 오픈 소프트웨어로 코드가 공개돼 있어서 그에 준하는 기술력만 있으면 누구든 따라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곳의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걸 할 뿐입니다. 그리고 돈을 벌면 기부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조덕영_ 이 세상은 결국 인간의 악한 심성 때문에 심판받게 될 텐데, 그 심판을 지체시키고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바꿔야 합니다. 돈을 번 우리나라 재벌들은 대체로 이기적이고, 머리가 똑똑한 사람들도 결국은 돈을 잘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벤처 사업도 일어나기가 힘듭니다. 한국 사회가 너무 경쟁과 부에만 집중력이 강화된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최재분_ 우리의 성숙 지수가 낮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양은 일찍 기독교 문명을 수용해 휴머니티 등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졌기 때문일까요. 이런 차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덕영_ 6.25나 IMF와 같은 충격파로 소시민화가 이뤄졌고, 유교적 분위기 아래 출세해서 가문을 빛내고 부자가 돼야 한다는 걸 강요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은 실패자였던 사람입니다. 면접에서 30번 이상 떨어졌고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중국의 최고 부자가 된 지금,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신이 번 돈을 얼마나 멋있게 쓰는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경쟁하겠다고 말입니다.
 
 
 
김진형_ 그는 역동적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아는 사람입니다.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역동성 면에서 중국은 미국에 상당히 근접해 있습니다. 반면 일본과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침몰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해방 직후에는 스타트업 기업이 크게 성장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그렇게 올라간 사람들이 사다리를 거둬 버려서인지 지금은 그런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젊은이들의 성장 통로가 막혀버렸습니다. 창조경제라는 것은 산업에 역동성을 주자는 것이고, 경제민주화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사회가 공정하지 않으면 역동성이 생길 수 없습니다. 그래서 키워드는 잘 선정했다고 생각하는데, 현장에서 이것이 집행되는 과정을 보면 고장 난 시스템을 보는 것 같습니다. 몇몇 세력이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입니다.
 
 
 
최재분_ 기술 혁신이 급변하는 시대에 사람과 기계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새로운 세계관이 필요하다고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또 인간에게 인성(人性)이 있듯 기계에 올바른 기성(機性)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요.
 
 
 
김진형_ 그것 역시 너무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 지금 기술로는 거리가 있습니다.
 
 
 
최재분_ 결국 인공지능이라는 무기가 누구의 손에 들어가는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과학적 진보가 사람을 얼마나 바꿀지, 인공지능이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련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이 집단 지성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기독교 신앙의 과제 또한 이 부분에서 주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덕영_ 기계에는 영과 혼이 없기 때문에 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피타고라스부터 시작해 1624년에 아이작 뉴턴이 등장으로 과학의 폭발이 일어나고, 이 우주와 모든 생명은 정교한 기계가 아닐까 주장하는 기계론이 나타납니다. 그때부터 있었던 기계론이 과학혁명과 컴퓨터 변혁을 거치며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이루고, 그로 인해 인간이 하는 일이 점점 더 정교해졌다는 것 외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번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이세돌 씨가 졌다고 해서 심각한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 통계와 확률에 있어서 인공지능이 이긴 것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선용하면 됩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만 자신의 형상을 부여하셨습니다. 이를 일종의 메타 신학, 메타 철학으로 보면 결국엔 테오 센트릭과 안트릭포 센트릭의 싸움입니다. 인간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고 싶어 하는 쪽으로 갈 것인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쪽으로 갈 것인지 말입니다.
 
 
 
최재분_ 인간 사회가 더 과학화돼서 하나님을 찾지 않기까지 이른다면, 과학 기술의 발전은 재앙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과학자들도 연구를 계속하다 보면 자신의 욕망과 유혹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덕영_ 과학 자체는 가치중립적인데 인간이 개입되면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핵을 무기화해 인간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핵 관련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를 연구할 수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약자를 배려하고 소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가면 됩니다. 또 거기서 생기는 이익은 마윈이나 빌 게이츠와 같은 마음으로 나누면 되는 것이고요. 하지만 과학이 역기능으로 가는 걸 인간이 아주 통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선용하고, 세례요한처럼 아닌 것에 대해 아니라고 외치는 겁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기에 우리나라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승자들이 나눌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김진형_ 말씀하신 대로 과학은 도구입니다. 인공지능도 그렇고 생명의 신비를 연구하는 인공생명 역시 선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동식물의 유전자 조작을 넘어 인간의 유전자 조작을 추구하는 것은 생명 윤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철저히 막아야 할 것입니다. 또, 세계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생각해 타국의 연구에 동참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체적인 연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려면 교육계가 과학에 관심을 두고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에서 이를 반영한 교육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선용은 신앙인들이 주도적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재분_ 이번 인공지능과 이세돌의 대국은 우리 국민에게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인공지능이 열어 갈 미래에 대해 기대도 하게 됐지만 한편으론 우려도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두 분 말씀처럼 과학에 관심을 두고 이를 깊고 넓게 인지한다면, 이는 인류의 재앙이 아니라 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 선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각성하고, 우리의 교육이나 사회 제도를 혁신해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터닝 포인트로 만들기를 바라봅니다. 인공지능의 현주소와 인공지능이 열어 갈 미래 사회에 대한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2016년, 봄이 오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