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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18 14:39
‘한국교회 영성과 세습’
 글쓴이 : 예성
조회 : 5,848  

▲기독교학술원 원례발표회 발표자로 나선 박봉배 박사, 김영한 박사(사회자), 오영식 박사, 손봉호 박사(왼쪽부터 순서대로). 

"한국교회, 시대정신 거역하면 존재가치 상실할 것”

박봉배·오영석·손봉호·김영한 박사, 기독교학술원 발표회서 세습 비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18일 아침 서울 신반포중앙교회(담임 김성봉 목사)에서 ‘한국교회 영성과 세습’을 주제로 제26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박봉배 박사(전 감신대 총장), 오영석 박사(전 한신대 총장), 손봉호 박사(고신대 석좌교수)가 각각 ‘감리교의 세습’ ‘한국교회의 세습 문제와 대처 방안’ ‘한국교회의 윤리와 세습’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먼저 ‘감리교의 세습’을 제목으로 발표한 박봉배 박사는 “감리교의 감독제는 임명권이 감독에게 있기 때문에 성직매매나 세습 문제는 비교적으로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한국 감리교회도 전통적인 감독제 하에 있을 때에는 세습 문제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며 “그러나 감리교가 절대적인 교권을 가진 감독선거가 극단화된 것을 시정하기 위해 다원화 감독제를 채택하고 감독의 파송권을 폐지하자 교회 세습문제가 급속도로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어느 교단보다 세습이 많았던 감리교회가 지난번 입법의회에서 이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한 것은 감리교 내에서, 그리고 특히 사회적으로 대환영을 받고 있다”며 “이제 후로는 감리교회에서 세습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혹 다른 방법으로 세습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교회의 세습은 사라져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며 “이제 감리교회에서 세습이 불가능해진 것만은 사실이고 그런 면에서 감리교회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오영석 박사는 ‘한국교회의 세습문제와 대처방안’을 제목으로 한 발표에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교회를 세습하는 것은 개신교의 신학사상에서 볼 때 가장 반 개신교적이고 반 프로테스탄트적”이라며 “복음의 내용에, 그리고 개혁교회 목회자의 이상과 자질에 완전히 배치된다. 세습은 예언자적이고 사도적인 신앙고백과 삶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박사는 “교회는 개인의 재산이 아닌 공공의 것이다. 설립자가 혹은 유력자가 영향력을 행사해 좌지우지할 수 없는 것이 교회이고, 그것이 바로 교회를 형성하고 있는 교회의 사도성과 보편성이자 교회의 공공성”이라며 “교회 세습은 교회를 설립자의 전유물로 착각하고 공적이자 가시적인 재산과 불가시적이고 영적인 자원을 편취하는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박사는 “목사들이 예언자적인 의의 정신을 회복하고 교회의 사도성과 이웃을 위한 교회의 본질과 교회의 공공성을 확인해 실천하면 교회의 세습은 사라질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교회를 자녀들에게 세습한 목회자들의 행태를 볼 때, 목회자들에게서 자정능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러므로 교회의 사도성과 예언자적인 성격, 보편성과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교회의 성도들, 특히 장로들이 깨어있어야 한다”면서 “담임목사에게서 자정능력을 기대할 수 없으니 이제 왕 같은 제사장으로서 교회의 헌금사용 출납의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또한 교회의 세습을 철벽으로 막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교회와 교단 차원에서 강력하고 효력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끝으로 ‘한국교회의 윤리와 세습’을 제목으로 발표한 손봉호 박사는 “한국교회의 윤리적 타락을 가장 전형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 대형교회의 목회 세습”이라며 “엄청나게 많은 재산, 큰 영향력, 높은 명성을 누리는 대형교회의 목회 세습은 당사자들이 아무리 순수한 동기에서 한 것이라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며, 모든 특권을 다 버리고 고난의 길을 택한 예수님을 섬겨야 하는 목회자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박사는 “물론 세습을 지지하는 교인들이 다수일 수 있고, 개교회의 사역을 순조롭게 이어가기 위해 세습이 최선의 대안일 수도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습은 피해야 한다. 한 교회의 이익을 위해 한국교회 전체가 욕을 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어 전도가 큰 방해를 받고 사회에 대한 기독교의 도덕적 권위를 약화시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없게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는 개회사에서 “감리교 세습 금지법의 전격적인 통과는 한국 개신교사에 획을 긋는 신선한 쾌거”라며 “이제 장로교를 비롯한 타 교단이 응답할 차례다. 한국교회가 지금 시대정신을 거역하면 교회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사회가 바라는 건전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